부족함이 없는 스피커

작성일 2005-04-06
이 글은 2005년 4월 실용오디오에 소개한 글입니다.  

요즘은 칼라스 소리 찾기의 망중한이라고 할 수 있는 기간인 것 같습니다.

바야흐로 봄은 무르익었고, 신록은 눈부시기만 할 뿐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카이로스 공동제작 관련 전량 재 생산문제로 비어버린 4월이 되어버렸네요.

막간을 이용해서 진행하려던 평판 스피커 개발 문제도 유닛 개발에서 제동이 걸려 시원한 답이 안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후속으로 이어지는 청공-2, 청공-1 리모델 등등은 막간으로 진행할 사안이 아니라 생각하여 순서를 뒤로 미루고 있지요.

틈을 내어 시청실 시스템을 하나 둘 손 보고 있습니다.

기기들 설명을 간략하게 해보지요...

- 기본적으로 '칼라스' 라인업이 스피커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 소스기기는 Atoll CDP를 트랜스 포트로 사용하고 프로시드 DAC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파워앰프는 UL-Sound의 어메이즈 KT-88, 오디오리서치 CL-60 두 기기가 있습니다.

- 프리앰프는 오디오리서치 LS-7으로 매칭하였었지요.

- 인티앰프도 마란츠 PM-8 MK2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스피커 뿐만 아니고 여타 기기들에 까지 눈길을 던져 보았습니다. 그 동안 정성어린 세심한 튜닝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스피커 소리들이고 그런 이유로 기기들에는 큰 비중을 주지 않고 있었는데, 기기들을 하나하나 바꿔가면서 세심히 소리 결을 관찰해 보니 그 변해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청실 오디오를 실로 정성을 다해 가꿔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개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큰 예산을 들여 스피커를 장만합니다. 그리고, 그 스피커 소리에 대한 믿음과 확신은 새로운 투자를 가능하게 하지요. 결과 스피커 케이블, 파워앰프, 프리앰프, 소스기기 등등에 이르는 일련의 라인업들을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가꾸어 갑니다. 정성스럽게 공간적 세팅에도 배려를 합니다. 당연히 거기서 나오는 소리는 천상의 소리여야 겠지요. 그렇게 하나 둘 씩 완성된 오디오시스템들이 늘어갑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칼라스 스피커를 생각합니다. 애당초 출발 취지부터 잘못 되었다고 할까요? '저가의 하이엔드'라는 기치는 안 그래도 부족한 예산이 스피커에 머물고 말아버리게 만듭니다. 심지어는 잡지사 리뷰에서도 성능에 걸 맞는 앰프, 시디피가 아니라 가격에 걸 맞는 앰프 시디피를 사용하여 리뷰가 진행되지요. 어느 모로 보아도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 것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경제원리에 의해 오디오기기들도 사용자를 찾아 갑니다. 사용자에게 무리한 세팅을 요구할 수 없는 '저가의 하이엔드' 칼라스 스피커는 그렇게 한계 지어진 세팅으로 소리를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소리는 끝이 없다는 생각, 시청실에서 더 좋은 소리를 위해 씨름하면서 자꾸 자꾸 드는군요. 그 끝없는 하이엔드적 욕구를 '칼라스'스피커가 부족함 없이 받아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칼라스 스피커는 비록 가격적 면에서 돈많은 이들에게는 눈에 띄지도 않는 수월한 물건이고, 어려운 이들에게는 여전히 힘에 부치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돈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그 이상의 소리를 표현해 줄 준비가 되어 있는 물건입니다. 또한 어려운 이들에게 지금의 기기 세팅에서 최상의 소리를 그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한 물건입니다. 미흡한 몇몇 시도를 통해 저희 시청실에서 느끼는 것들을 부족하게나마 글로 적어봅니다.

다시 시청실로 돌아옵니다. 열 평이 넘는 시청실은 넓다면 넓은 공간입니다. 오디오리서치 6550 파라 푸시풀 앰프 클래식-60 앰프와 유엘사운드 어메이즈 프리앰프에 물려있는 카이로스의 소리는 소리에 대해 또 다른 이야기를 하게끔 하네요...

조만간 이 세팅으로 시청회 한번 해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