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고민...

작성일 2010-05-17

'명기'는 ... 어쩌면 우연히 만들어지게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온갖 스펙을 장식하면서 화려하게 등장하여도 그 각각의 스펙이 감동을 줄 수는 있어도 또 하나의 완성된 물건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그 자체로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경우는 사전의 연출로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카이로스 이야기 입니다.
 

최근 RTA 시스템으로 만지는 스피커들 마다 일일이 특성을 체크하고 있는데, 얼마 전 카이로스를 체크하며 마지막 미세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저역의 불편함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6.5인치라는 소구경 우퍼로 백로드혼 캐비닛을 통하여 초저역을 재생하려니 의당 생길 수 있는 감수 할 만 한 부분이라고 치부하고 있었지요.
 

최근 다시 욕심을 냈습니다.
 

카이로스는 플로어스텐딩 스피커라는 대형기의 위용을 갖추었으면서도, 초기에는 그런대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냈었지만, 하나 둘 소비자의 손을 떠나게 되면서 부담스러운 덩치로 인하여 크게 매력을 갖지 못하는 스피커로 전락(?)하게 되었다는 것, 그로 인해 중고 장터에서 대접받는 정도가 너무도 서운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제는 다시 그 자체로 상상 이상의 최대한의 가능성을 위하여 한번 더 마지막 몸부림을 쳐보자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온갖 테크닉을 적용하면서 일일이 RTA 시스템으로 점검하는 중, 저 스스로도 놀랄 만 한 스펙이 눈에 들어오고 만 것입니다.
 

크로스오버 주파수 2400Hz 인데도 1Khz 대역에서 절묘하게 분리되면서 인간 청감특성과 너무도 유사한 그래프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20Hz까지 심하지 않은 완만함으로 흔적을 남기면서 재생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6.5인치 우퍼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저음이지요...
 

전체적인 특성 또한 매우 리니어 한 선형특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쁜 마음에 제대로 시스템에 연결하고 소스를 재생하는 순간 놀라운 쾌감으로 살짝 흥분되더군요...^^
　
물론 3웨이, 4웨이 나름의 해상력을 가지고 깊은 무대를 연출하면서 저마다 소리를 뽐내고 있습니다만, 지금 시청실에서 2웨이 카이로스가 만들어 내는 소리는 진정 '또 하나의 소리' 입니다.
 

몇일째 시청실에서 카이로스만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명기의 탄생'을 예감하고 있는데, 이 사실은 어떻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이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소리를 만들 줄만 알았지 그것을 알리는 데는 서툰 저에게서 이런 물건이 탄생한 것이 비극의 시작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진 겁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멈춰 버린 머리는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ㅜㅜ
 

지금 이 순간에도 칼라스가 부르는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는 카이로스를 타고 절절히 '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네요...